넷플릭스 vs 왓챠플레이

나의 주말은 넷플릭스와 왓챠플레이를 빼고 이야기 할 수 없다. 넷플릭스는 미국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이자 대형 엔터테인먼트 기업이고, 왓챠플레이 역시 국내에서 성장하고 있는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이다. SVOD (Streaming or Subscription Video on demand) 라고도 한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가 제법 자리를 잡았다.

미드는 당연히 불법으로 다운받아보고, 자막 또한 기미갤이나 번포에 뜨는대로 다운받고 퍼뜨리고 하던게 불과 몇 년 전이다. 나도 저작권 개념 없던 어린시절에 토렌트, 국내외 P2P 사이트, 중국 불법 스트리밍 등 여러 어둠의 경로로 미드를 처음 접했다. 좋아하는 시리즈의 자막러가 잠수를 타는 바람에 기미갤 자막러도 했었다. 처음 넷플릭스가 우리나라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 자막러이자 디자이너로서 아쉬운 점이 참 많았다. 2016년 첫 등장 당시 자막 퀄리티와 한국어 버전 커버들이 너무 구렸고 당시 지원하던 콘텐츠의 양 또한 처참했다. 사실 지금도 나쁜편이다. 다행히 2018년 현재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를 비롯해 많은 작품들이 한국에서도 하나씩 서비스 되고있다. 아직 부족한점이 많지만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고 믿고싶다). 요즘은 비단 미드 뿐만 아니라 모든 콘텐츠의 저작권 보호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미드=토렌트에서 미드=넷플릭스로 전환되고 있는듯 하다.

왓챠플레이는 후로그람스(현재 왓챠로 사명을 바꿨다!)라는 스타트업에서 제작한 왓챠라는 영화 평가, 추천 서비스 앱으로 시작했다. 별점을 매기고 데이터가 쌓이면 내 취향 분석과 함께 좋아할만한 작품을 추천해주기도 하고, 친구맺기 기능도 있어서 작지만 알찬 영화 커뮤니티이다. 넷플릭스와 비슷한 시기에 SVOD 시장에 진출하였다. 초반 왓챠플레이는 TV 시리즈보다는 영화 위주였다. 현재는 BBC, HBO 등의 판권을 따오며 가히 넷플릭스와(물론 국내에서) 경쟁할 만한 입지에 섰다. 실제로 넷플릭스보다 높은 월 평균 시청 시간 데이터를 자랑하기도 했다.

 

명불허전 오리지널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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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하우스 오브 카드>

넷플릭스 하면 오리지널 시리즈를 빼 놓을 수 없다. 공전의 히트를 친 <하우스 오브 카드>를 비롯해 <기묘한 이야기>, <루머의 루머의 루머> 등 완성도 높은 시리즈를 꾸준히 제작하고 있다. 국내외로 화제가 되었던 봉준호 감독의 <옥자> 역시 넷플릭스 제작이다. 그 외에도 인기있는 시리즈와 독점 계약을 하거나, 후속 제작을 맡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콘텐츠 제작과 배포에 참여하고 있다. 위 언급된 작품들 이외에 넷플릭스가 아니면 볼 수 없는 시리즈로 <언브레이커블 키미슈미트>, <베러 콜 사울>, <블랙미러>, <오펀 블랙>, <지정생존자> 등이 있다.

 

한국영화의 팬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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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밀양>

왓챠플레이가 보유중인 영화 콘텐츠 수는 압도적이다. 전체 콘텐츠 수는 넷플릭스를 따라갈 수 없지만, 한국에서 지원하는 콘텐츠는 너무나 빈약하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영화 (이제는 드라마도 제법 많이 나왔다)를 즐겨보는 유저라면 넷플릭스 보다는 왓챠플레이가 더 즐거운 선택이 될 것이다.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 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화들을 제공하며 열심히 따라잡고 있지만 왓챠플레이는 처음부터 영화 전문으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아직까지 많이 앞서고 있다.

 

친구와 함께 이용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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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렇게 이용하는 건 아니다

넷플릭스는 스마트폰, 태블릿PC는 물론이고 블루레이 플레이어(PS도 가능), 크롬캐스트, 애플TV나 IPTV 셋톱 등 가장 많은 디바이스를 지원한다. 집에서 큰 스크린으로 감상하는 것을 즐긴다면 화질이 중요하다. 넷플릭스는 요금제에 따라 FHD와 UHD를 지원한다. 최근 왓챠도 TV를 지원하면서 고화질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요금제에 따라 추가되는게 또 있다. 바로 동시 접속자 수. 베이직 멤버십에서는 표준 화질과 1개의 디바이스 이용이 가능하고, 스탠다드 멤버십에서는 고화질과 2대 동시 접속(저장), 프리미엄 멤버십에서는 초고화질과 4대 동시 접속(저장)이 가능하다.

 

왕좌의 게임을 포기할 수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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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O <왕좌의 게임>

왓챠플레이에서는 HBO 시리즈를 볼 수 있다. HBO는 북미지역에서 HBO Now 라는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업체인 넷플릭스에 시리즈 판권을 제공하지 않는다. 넷플릭스에 어찌나 문의가 쇄도하는지 “<왕좌의 게임>같은 HBO 시리즈는 업데이트 되지 않는다”고 고객센터에 공지도 되어있었다. 왓챠플레이는 HBO 나우가 상륙하지 않은 틈새시장에서 판권 계약에 성공했다. HBO 는 공식 한국어 지원 서비스가 없고, 왓챠는 한국 이외의 지역에서 서비스를 하지 않고, 둘 다 넷플릭스와 경쟁업체니까, 완벽한 계약이다!

왓챠플에서 서비스중인 HBO 시리즈는 <왕좌의 게임>, <뉴스룸>, <실리콘 밸리>, <섹스 앤 더 시티>, <밴드 오브 브라더스>, <소프라노스> 등이 있다.

 

마블 시리즈 정주행을 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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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 중 가장 덕심을 자극하는 시리즈는 역시 마블이 아닐까. 디즈니 제작 MCU 시리즈를 모두 졸업했다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마블 시리즈가 기다리고 있다. <제시카 존스>, <데어데블>, <루크 케이지>, <아이언 피스트> 와 넷플릭스의 어벤져스 <디펜더스> 등의 시리즈를 볼 수 있다. 더불어 ABC 의 인기 시리즈 <에이전트 카터>, <에이전트 오브 쉴드> 또한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

 

미드보다 영드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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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셜록홈즈>

왓챠플레이에서는 BBC TV 시리즈를 볼 수 있다. 넷플릭스에서 <셜록>을 선점했지만 왓챠플레이에서는 셜록 덕후들의 덕심을 좀 더 자극하는 <셜록 언커버드>를 제공하고 있고, 넷플릭스가 BBC 다큐멘터리 위주라면 왓챠플레이에서는 TV 시리즈 위주다. 현재 <닥터 후>, <화이트채플>, <미스핏츠>, <루터(넷플릭스에도 있음)> 등의 영드를 볼 수 있고 BBC 시리즈 이외에도 그 외 <스킨스>, <마이 매드 팻 다이어리>, <아가사 크리스티> 등을 제공한다.

 

일본 영화 vs 일본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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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은 너의 거짓말>

넷플릭스에는 일본 영화가 많고, 왓챠플레이에는 일본 드라마가 많다. 애니는 둘다 비슷하다. 정확한 데이터는 확인해 봐야겠지만 아마 한국에서 볼 수 있는 건 왓챠플레이가 더 많을 듯 하다. 넷플릭스에서는 <강철의 연금술사>, <4월은 너의 거짓말>을 볼 수 있고 왓챠에서는 <원피스>, <김전일> 시리즈를 볼 수 있다.

 

웰메이드 한국 드라마가 보고싶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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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비밀의 숲>

둘 다. 최근 넷플릭스, 왓챠플레이 둘 다 부지런히 한국 드라마를 업데이트 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한국 드라마 제작, 투자, 판권 확보에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비밀의 숲>, <힘쎈 여자 도봉순> 등의 판권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방영중인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도 볼 수 있다. 예능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최근 유재석을 중심으로한 넷플릭스 예능 시리즈 <범인은 바로 너>도 상영중이다. 하지만 역시 콘텐츠의 수는 왓챠플레이가 앞선다. 왓챠에서는 <품위있는 그녀>, <하이킥 시리즈>, <네 멋대로 해라>, <내 이름은 김삼순>, <하얀거탑> 등 종영한 인기 드라마들을 볼 수 있다.

 

이제 단점을 얘기해볼까.

 

명성에 비해 초라한 검색 기능들

넷플릭스는 예나 지금이나 UI면에서 최악이다. UX 측면에서도 왓챠플레이가 더 낫다. 왓챠는 재생 도중 화면을 위 아래, 앞뒤로 쓸어넘기는 동작을 이용해 화면 밝기, 볼륨, 앞뒤 이동을 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뒤로감기 버튼만 있다. 아이패드에서 재생시 멀티태스킹을 지원해 주는 것은 좋다.

 

넷플릭스 UI의 가장 나쁜 부분은 모든 콘텐츠들이 썸네일 형식으로 되어있다는 것이다. 텍스트로 정리된 콘텐츠 리스트도 없고, 간단한 알림 메세지도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봐야한다. 앱을 쓰다보면 무언가 눌렀을 때 앱 안에서 해결되지 않고 새 창이 뜨는게 번거롭게 느껴진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감상 이외의 거의 모든 기능은 웹에서만 지원한다. 왓챠도 콘텐츠 리스트는 없지만 카테고리 기능으로 노력하는 성의(…)는 보였다. 형편없지만.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정돈된 콘텐츠 리스트와 그 안에서 검색할 수 있는 기능 등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유저들이 따로 만든 사이트를 이용해야한다. 왓챠플레이 역시 트위터에 신작 알림봇이 있긴 하지만 공식 콘텐츠 열람표는 없다. 검색 기능이 미약하면 잘 정리된 리스트라도 제공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콘텐츠 검색 기능도 엉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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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존햄”, “존 햄”, “Jon Hamm” 을 검색하면 나오는 화면이다. “존햄”으로 검색했을 때는 존 햄이 출연하는 <타운>이 노출되지 않았다. 그리고 존 햄의 숨소리조차 나오지 않는 <배드맘스>, <프로포즈> 등이 노출되었다. 왜일까… “존 햄”으로 검색하면 조금 더 정확해진다. 하지만 역시 존 햄의 머리카락 한 올 조차 나오지 않는 <캘리포니케이션>이 함께 노출된다. 가장 정확한 검색 결과는 “Jon Hamm” 이다. 존 햄이 더빙을 맡은 <슈렉>도 나오고, 10개 에피에 출연했던 <언브레이커블 키미슈미트>도 나온다. 그런데 역시 엉뚱한 결과 하나가 끼어있다. <더 크라운>에는 존 햄이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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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플레이에서 “존햄”, “존 햄”을 검색하면 전혀 상관없는 결과가 나온다. <신데렐라>, <론 레인저>, <마이티 아프로디테> 모두 다 존 햄 그림자도 안나온다. “Jon Hamm”으로 검색해 보았다. 아예 아무 결과도 나오지 않는다. 그러니까 애초에 존 햄이 출연한 작품은 하나도 없는데 검색 결과가 그냥 아무거나 나온거다. 뭐에 걸려서 나왔을지 짐작도 안됨. 왓챠플레이의 검색기능은 좀 실망이다. 왜냐면 왓챠의 검색기능은 나름 괜찮기 때문이다. 같은 회사잖아. 영화 평가 앱 왓챠는 “미국”, “액션”, “퀴어” 등 복수의 테마를 모두 포함하는 결과물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왓챠플레이의 카테고리 기능은 섬세한 검색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 왜일까?

 

국외 사용자에겐 역시 넷플릭스

또 하나 최근에 알게된 사실은, 영상 저작권과 자막 저작권이 따로라는 사실이다. 넷플릭스는 비록 기미갤이나 번포 자막 훔쳤다는 의심을 받은적이 있지만 자막 저작권을 꽤나 세심하게 지키고 있다. 예를 들면, 넷플릭스 코리아는 <매드맨>은 영상 저작권과 함께 영어자막(CC), 한글자막 저작권을 보유중이기 때문에 한국 사용자들은 <매드맨>을 영어 자막과 한국어 자막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서 볼 수 있다. 하지만 미국 넷플릭스는 <매드맨>의 영상 저작권과, 영어 자막만을 가지고 있다. 이 저작권이 적용되는 방법은 현재 접속중인 국가의 IP 를 기준으로 한다. 따라서 한국 사람이 한국에서 만든 계정으로 한국에서 결제를 했다 하더라도 미국에서 넷플릭스를 본다면 한국어 자막을 볼 수 없다. 넷플릭스는 VPN 에도 강경한 입장이어서 이미 웬만한 우회 프로그램은 전부 블락이 되어있다.

왓챠의 경우는 조금 더 심각하다. 국산 프로그램이고 거의 모든 프로그램이 국내 상영으로 계약되어 있어서 대한민국에서 한 발짝이라도 벗어나면 아무것도 재생할 수가 없다. 넷플릭스의 경우 외국 여행을 가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더 많아지는 경험을 할 수 있지만(자막이 없어지긴 함) 왓챠는 프로그램 자체를 아예 쓸 수 없다. 넷플릭스와 왓챠플레이 둘 다 최근 오프라인 사용을 위한 다운로드 기능을 지원하고 있어서 일정 부분은 해결할 수 있지만 다운로드가 불가능한 프로그램도 있다.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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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넷플릭스를 끄고 사회생활을 하겠지… 하지만 오늘은 아니야”

장점도 많고 단점도 많고 서로 겹치는 시리즈도 많지만, 아직까지는 넷플릭스 시리즈와 왓챠플레이 시리즈들의 개성이 뚜렷하기 때문에 TV 앞에서 주말을 보내는 나같은 사람들은 둘 다 구독하는 것이 좋다. 또 왓챠는 장기 구독하면 할인을 해준다. 그러고보니 나는 푹 POOQ도 본다. 후후. 시간을 아주 잘 낭비하고있군… 훌루, 아마존, 애플TV의 한국 상륙을 기대합니다.

덧. 아마존 프라임은 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아직 한글자막이 별로 없을뿐… ( Ĭ ^ Ĭ )

덧2. 애플TV 또한 아이 디바이스에서 미국계정을 이용하면 볼 수는있다.

덧3. 저스트워치라는 넷플릭스는 물론 아마존, 푹, 왓챠, 네이버 스토어를 포함한 콘텐츠 찾기 서비스를 찾았다.